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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 사업/두런두런 in 인도네시아

슬기로운 언택트 생활

슬기로운 언택트 생활

 

인도네시아 사업팀 장미애 PM


이번 역은 대방, 대방역입니다.”

출근길, 오늘도 지하철 안에서 까무룩 잠이 들었나보다. ‘대방이라는 안내방송에 허둥지둥 내릴 채비를 했다. 아직도 대방역으로의 출근이라니. 아니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1호선 전철의 덜컹임이 날 것 그대로 들리는 대방역 지근거리, 두런두런 사무실로의 출근이라니 말이다. 그게 무슨 말인지 물으신다면 이게 다 코로나19 때문이라고 답해야겠다. 예정대로라면 7월 이맘때의 나는 서울 대방역이 아닌 인도네시아 서자바주에 위치한 반둥이라는 도시에서 출퇴근을 해야 했으니까. 예고도 없이 지구상에 들이닥친 코로나19의 급습에 세상 수많은 업종들이 큰 타격을 입었듯 나와 같이 현장 활동가라 자칭하는 이들의 생업도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지난 해 두런두런의 네팔 사업 현장에서 활동 중이었던 나는 두런두런에서 올해 새로 시작하는 인도네시아 사업의 현장매니저로 참여하기 위해 네팔생활을 아쉽게 뒤로 한 채 올해 초 귀국한 상태였다. 그 당시만 해도 5월이면 적도 반대편의 새로운 사업지에서 새로운 이들과 의기투합하고 있을 거라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지금은 7. 인도네시아 사업은 이미 시작되었지만, 현장 매니저인 나는 현장이 아닌 한국에 여전히 발이 묶여 있다.

현 코로나19의 상황이 이러하니 두런두런에서는 이전에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사업을 고려해야했다. 화상회의와 SNS 메신저의 적극 활용.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언택트의 시대의 도래를 받아들여야 했던 것이다.

 

국제개발협력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 중 하나가 협력기관과의 관계 형성일 것이다. 사업의 올바른 방향설정과 탄탄한 사업 설계를 위해서는 협력기관과의 신뢰라는 기본 반죽에 서로의 진심이라는 비법이 골고루 버무려져야 비로소 최선의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는가.

신뢰와 진심으로 시작하는 관계. 이를 위해 지금까지 우리는 파트너 기관 관계자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서로 다른 두 문화가 만나 하나의 목표를 위한 합의점을 이끌어 내야하는 그 중요한 장에서 단지 화상 저편의 모습에 의지하며 신뢰를 쌓으라니. 이러한 방식은 적어도 국제개발협력사업 분야에서만은 가당치 않아보였다. 코로나19가 안겨준 이 상황을 시련으로 받아들였던 두런두런의 사무실에서는 한동안 애달픈 절규와 탄식만이 그득했음을 고백한다. 그렇게 걱정과 우려, 거기에 언어 장벽에 대한 긴장감으로 시작한 인도네시아 파트너 기관들과의 화상회의였다.

 

그리고 어느덧 화상회의 경력 4개월차.

매주 한두 차례씩 차곡차곡 화상회의를 하며 쌓아온 지금의 이 신뢰가 신기하기만 하다. 어떤 날은 인터넷 상황이 좋지 않아 회의 진행이 더뎠고 어떤 날은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 어리둥절해하기도 했다. 이슬람 문화가 익숙지 않았기에 5월 한달간 진행되었던 라마단 기간의 화상회의 때 식사는 했어요?” 인사하는 무식한 결례를 수차례 범하기도 했고, 재택에서 회의하는 이들의 화면에서는 아이와 노부모(, 저희 아버지셨습니다...) 등등의 신스틸러가 가끔씩 등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해프닝들이 쌓여감에도 더디게만 진행되는 의견 조율에 진척은 되고 있나 의심뿐이었던 인도네시아 사업이, 참 희한도 하지. 서서히 초석을 다듬고 기둥을 세워가며 시나브로 제 형태를 찾아가고 있다.

 

언젠가 인도네시아 협력기관 담당자들을 통해 우리의 상황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사업을 함께 해주어 정말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상대방 이야기를 열심히 경청하고, 상대편의 입장에서 사업의 큰 그림, 세부 그림을 그려나가는 우리의 노력과 진심이 모니터 너머로 전달되었던 걸까. 그날, 우리는 절망적으로만 보였던 코로나 시대를 통해 한 가지 사실을 배웠다.

어떤 상황에서도 진심은 통한다는 것을.

 

오랜 해외 활동에 힘들게만 느껴지는 서울에서의 출퇴근과 진즉 해외파견이 되었어야할 직원들이 눌러앉아버려 포화상태가 된 사무실에서의 이 빡빡한 근무생활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언택트로 진행되는 이 ODA사업이 어떠한 성과를 이끌어낼지 기대하며 슬기롭게 이 난국을 헤쳐 나가야지.

하여, 이 힘든 시간을 군소리 없이 함께 하며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는 두런두런 식구들이 참말 고마울 뿐!

 



#너와 나의 연결고리, 화상으로 엮인 사이#두런두런은 코로나19확산 예방을 위해 온라인상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준수합니다.



* 본 사업은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 두런두런과 인도네시아 여성역량및아동보호부(Ministry of Women's Empowerment and Child 

Protection)가 협력하고 있는 ODA사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