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바탐방 Se Rey Cafe를 다시 찾다

사무국
2024-02-06


캄보디아 바탐방 Se Rey Cafe를 다시 찾다

 

오혜란 (아시아위민브릿지 두런두런 이사)


2012년 캄보디아에서의 1년살이를 추억하며 11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2023년 말 떠난 여행이었다.

10년이 훌쩍 넘은 시간동안 나에게는 매우 애틋한 장소이고 추억의 장소인 캄보디아가 나를 계속 끌어당겼다. 캄보디아를 한번도 가본 적이 없던 남편과 함께 떠난 여행. 나의 캄보디아 생활에서 윤활유 역할을 했던 추억의 장소와 좀더 지내보고 싶었으나 여의치 못했던 곳들을 중심으로 일정을 잡았다. 프놈펜에서의 1년살이였기에 그곳을 기점으로 겨울인 1월이 가장 좋다는 캄보디아 바닷가 까엡(Kep)과 캄폿도 가보고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에서도 좀 여유있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그 중에서도 두런두런에서 캄보디아 여성들에게 일할 기회를 넓혀주겠다는 계획으로 베이커리 교육을 실시하고 카페를 열어 운영하게 했던 바탐방을 다시 찾아가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바탐방이 캄보디아 제2의 도시로 쌀 생산지로 유명하지만 여행자들이 별로 찾지 않는 곳이고 캄보디아의 교통상황에 비추어 이곳을 방문한다는 것은 일정이 넉넉지 않은 일반 여행자로서는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곳을 잠깐이라도 방문해서 내가 있을 때 만들고 지원했던 Se Rey Cafe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이 2016년이었고 내가 두런두런에서의 상근직을 떠난 것이 2018년 초였으니 근 7년만에 이곳을 다시 찾은 것이었다. 바탐방에 도착해 구글맵으로 Se Rey Cafe를 찍으니 다행히 그 곳이 떠올랐다. 카페를 열 당시에는 그렇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었는데 그동안 인터넷 환경이 많이 바뀌어 가능한 일이었다. 그 기간동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그 어려웠던 시간을 감당하며 문을 열고 있을까하는 우려가 기대로 바뀐 순간이었다. 아, 아직 운영하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과 그곳은 어떻게 변했을까하는 기대와 과연 그곳이 그대로 있긴할까 하는 우려가 함께 들었다. 시간이 흘러 이곳 툭툭이도 passapp이라는 현지 어플로 위치를 찍고 기사를 찾으면 기사가 배정되어 갈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어 다시 한번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툭툭이로 찾아간 그곳은 예전의 모습이 없었고 주변을 한참을 배회하며 왔다갔다 하다 간판 한 귀퉁이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Se Rey Cafe의 흔적을 찾아 겨우 방문할 수 있었다.

찾아 들어간 곳에는 직원 2명이 허접한 물건들을 여기저기 놓고 판매하고 있었고 그 아래 빵 매대가 놓여있었다. 입구 옆쪽 공간에 테이블 몇 개가 있고 예전에 디자인해 주었던 Se Rey 마크가 보였다. 그리고 한쪽 창에 희미하게 색이 바랜 두런두런과 바보나눔, 그리고 그곳의 운영주체단체인 TRK 마크가 남아있었다.

대개는 프놈펜에서 활동하던 TRK Sowath 대표가 거기 있을 거라는 기대는 거의 하지 않은 상태로 직원에게 혹시 Sowath 대표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바탐방 시내에 나가있다는 거였다. 그럼 그가 지금 여기에 있는거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하면서 그에게 전화를 걸어 나의 방문을 알렸다. 그랬더니 그가 10분내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하면서 부랴부랴 돌아와서 7년여만의 반가운 해후를 하게되었다. 그는 지역의 학생들을 트럭에 싣고 시내로 태워주고 다시 태워 집으로 데려오는 일을 하고 있었기에 학생들을 내려주러 가는 시간이었고, 우리도 박쥐동굴에서 박쥐가 쏟아져나오는 시간 즈음해서 방문했던 터여서 그곳에서 잠깐동안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여전히 활기찬 모습의 Sowath 대표는 매우 반가워하며 코로나기간동안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곳을 계속 유지했노라고 이야기하며 나를 맞이했던 직원이 우리 베이커리 교육의 첫 졸업생이었고 지금 이곳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녀의 이름은 Thida. 이곳에 베이커리를 오픈할 때 내가 왔었다고 하니 그녀도 나를 기억하는 듯 했고, 나는 당시 여러명 교육생을 함께 만났던 터라 기억이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Sowath 대표는 지금 이 카페에서 바탐방 시내쪽으로 6-7Km 떨어진 지역에서 또 다른 당시의 교육생이 빵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주었다. 8년전 교육을 받았던 그녀가 이제 그곳의 매니저로 일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도 흐믓하고 또 다른 교육생이 빵가게를 오픈하고 운영하고 있다니 이곳에서 두런두런이 뿌린 작은 씨앗이 싹트고 있다는 뿌듯한 느낌이었다. 시간관계상 졸업생이 오픈했다는 그 가게는 가보지 못했지만 잘 운영해서 두런두런이 뜻했던 바 여성의 경제적 자립에 기여하기를 먼 곳에서나마 기원하고자 한다.

이렇게 짧은 시간의 만남을 뒤로하고 돌아섰는데 우리가 다음날 시엠립으로 떠나기 전 Sowath 대표가 연락을 해서 떠나기 전 함께 잠깐 식사라도 같이 하자는 연락을 해와 다시 만남의 기회를 가졌다. 그는 그날 아침에 Se Rey Cafe에서 판매하기 위해 제작한 빵을 예쁜 포장용기에 담아와 나에게 전해 주었다. 그들이 아직도 이렇게 아침마다 이전에 배운 기술로 보기도 좋고 맛있는 빵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분 좋았다. Sowath 대표는 지금은 TRK의 일을 직접 하지는 않고 캄보디아 왕실에서 운영하는 정당(National Unite Front for an Independent, Neutral, Peaceful and Cooperative Cambodia)의 일원으로 지역개발을 위해 일하고 있노라고 하면서 캄보디아의 밝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는 것으로 잠깐 동안의 만남을 마무리하였다.

두런두런이 네팔을 비롯해 캄보디아, 라오스, 인도네시아에 뿌리고 있는 희망의 홀씨가 전세계 여성들에게도 멀리멀리 날아가 좀 더 나은 세상에 살게 되는 여성들의 숫자가 늘어나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이다.


사진 1. 세월의 흔적을 뭍히고 있는 Se Rey 카페 로고를 담은 안내판

사진 2. 색은 바랬지만 남아있는 두런두런과 바보나눔, TRK가 함께 들어가 있는 벽 사인


 

사진 3. 카페 직원들이 직접 만들어서 판매대에서 팔고 있는 빵들

사진 4. 카페 직원들이 아침에 정성스레 만들어서 Sowath 대표가 전해준 Se Rey 카페 빵들


사진 5. Sowath 대표와의 잠깐 만남


사진 6. 첫 교육생이자 현재의 카페 매니저 Thida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