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의 일상이 ‘내일’이 되는 그날까지

사무국
2021-07-21


코로나 이전의 일상이 ‘내일’이 되는 그날까지


니 로 구스띠 마데완띠(현지 사무국 직원)


  • 2021년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상황은 작년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을 때보다 많이 심각합니다. 한 일간지에 따르면 지난 7월 17일 인도네시아의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 1,952명으로 하루 확진자 수로 세계 1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약 55만 명이라는 세계 일일 확진자 수의 약 1/10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하루 ‘5만 명’이라는 확진자 규모는 코로나19의 위험으로부터 그나마 안전한 지역에 속하는 한국에서는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숫자입니다. 두런두런 인니팀의 손과 발이 되어주며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고군분투하는 현지 사무국의 니 로 구쓰디 마데완띠 직원이 편지로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상황을 전해왔습니다.


지금 인도네시아는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국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단 활동 자제를 촉구한 지 어느새 1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국민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는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급격한 확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1년 7월 14일 기준으로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5만 4,517명으로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사망자 또한 경우 급격히 증가하여 총 6만 9,210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도네시아는 인도와 브라질을 제치고 코로나19 대유행의 새로운 중심지가 되었으며 인구 밀도가 높고 의료시스템이 취약한 탓에 하루 확진자가 최대 10만 명까지 늘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카르타의 코로나19 공동묘지(출처: www.liputan6.com)


코로나19 위기와 여성의 취약성

코로나19의 많은 사회․경제적 영향은 공적 및 사적 공간 모두에서 기존의 불평등과 차별을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특히 코로나19는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직면하게 된 공통의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과 여성과 여아 등의 취약집단에게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코로나19가 야기한 봉쇄, 경기 침체의 영향과 더불어 성 불평등은 여성과 여아에 대한 차별에 심각한 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의료/보건 분야 종사자들의 70%가 여성이라는 사실은 여성들이 코로나19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음을 쉽게 짐작하게 합니다. 펜데믹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스트레스와 장기화된 봉쇄 조치로 인해 야기되는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가중시켰으며, 이동에 대한 제한은 학대로부터 벗어나려는 여성들이 위기관리 센터, 보호소, 법률 기관과 같은 지원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상황도 예외는 아닙니다. UN Women이 2020년 10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으로 인해 가족 사업의 소득에 주로 의존하는 여성의 82%가 소득이 감소됐습니다. 남성 또한 80%로 비슷한 감소세를 보였지만 남성의 경우 여성에 비해 더 많은 소득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여성의 19%가 남성(11%)에 비해 무임금 돌봄 노동 및 가사노동의 강도가 증가했다고 응답했습니다 (UN Women, “코로나19의 비용 계산: 인도네시아의 젠더 및 SDGs 달성에 미치는 영향 평가” 보고서가 긍금하시다면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가정폭력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국가여성폭력방지위원회(National Commission on Violence Against Women)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보고된 폭력 사례 319건 중 2/3가 가정폭력임을 발표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여성정의협회 법률구조재단에 따르면 2020년 3월 16일부터 6월 20일까지 봉쇄 조치가 시행된 후 최대 110건의 가정폭력 사건이 보고되었으며 이는 2019년에 보고된 가정폭력 사건 건수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입니다.1)  끝으로 인도네시아 젠더 이슈 중 중요하게 다뤄야할 아동 결혼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0년 6월 기준 인도네시아 지방 법원과 종교 법원에 접수된 아동 결혼 허가 신청은 총 24,000건으로 이는 2012년 대비 2.5배 이상 증가한 숫자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아동 결혼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인 서자바주는 2020년 9월 기준으로 여아의 결혼이 5,000건으로 보고되기도 했습니다.2)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은 인도네시아 여성이 기존에 경험하던 사회․경제적 취약성과 성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더 어렵게 만들고 이행 상황을 ‘후퇴’ 시키고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그러나 인도네시아를 둘러싼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잊지 말아야할 사실이 있습니다. 새로운 소통의 형태로 인해 이웃의 범위가 세계로 확장되고 있는 움직임 속에 인도네시아 사람들 간 결속의 힘이 강해지고 서로를 배우고 이해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역경의 시간이 만들어낸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신이 인간에게 시련을 주는 이유는 이 상황을 현명하게 헤쳐 나가는 인간의 능력을 믿기 때문일 것입니다. 작금의 펜데믹 사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여성들이 기존부터 직면해왔으나 외면되어왔던 문제점들이 코로나 시대로 인해 더 심각해지고는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젠더 이슈에 대한 공론장이 형성되면서 문제 해결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 펜데믹 상황을 이용하여 쏟아져 나오는 젠더 이슈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체계화하려는 각계각층의 노력이 다시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코로나19에 맞서 고군분투 중인 이 땅의 여성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코로나 이전의 평온한 일상이 우리의 ‘내일’이 되는 그날까지 모두 안녕하시기 바랍니다.

                                                         니 로 구스띠 마데완띠, 두런두런 현지직원


*본 사업은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 두런두런과 인도네시아 여성역량강화 및 아동보호부(Ministry of Women’s Empowerment and Child Protection)가 협력하고 있는 ODA사업입니다.

*해당 에세이는 니 로 구스띠 마데완띠 (두런두런 현지 직원)가 작성하였고, 두런두런 서울 사무국에서 번역 및 각색 하였습니다.

1) 출처: https://theconversation.com/indonesias-rise-in-domestic-violence-during-the-covid-19-pandemic-why-it-happens-and-how-to-seek-help-142032 

2)  출처: https://indonesiaatmelbourne.unimelb.edu.au/child-marriage-surges-amid-covid-19-and-growing-conservatism/, https://www.bangkokpost.com/world/2012359/indonesias-child-bride-probl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