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런두런 네팔 제과제빵교육 이야기 ⓵

2015-04-09

두런두런 네팔 제과제빵교육 이야기 ①

네팔의 여성 일자리 창출의 요람이 될

제과제빵 교육, 드디어 문을 열다.



  지난 1월부터 장소 선정을 시작으로 지난 3월 말까지 두 달여간 쉽지 않은 여정을 거쳐 드디어 ‘제과제빵 교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교육장을 오픈하기까지 겪은 현지의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네팔이라는 나라에 대한 이해와 이곳에 살고있는 사람들, 특히 빈곤을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 내용이 현장 사업의 어려움과 앞으로 이러한 사업을 시행하려고 하는 조직에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먼저 교육장을 세팅하기까지 겪은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네팔은 전기, 물이 부족한 나라입니다. 처음 교육장을 임대하고도 이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제빵 기계를 돌리기 위해서는 전력이 필요한데 하루에 12시간 정도밖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네팔에서 교육 시간에 기계를 쓰기 위해 별도로 발전기를 구입하였습니다.



수업 진행을 위해 꼭 필요한 소중한 발전기


  그러나 발전기는 기름을 써야하는데, 비싼 기름값 때문에 소도구에 사용하는 용도로 인버터와 배터리를 따로 구입하여 설치해야했습니다. 물은 또 어떤가요! 우리나라처럼 수돗물이 부족한 네팔에서는 대부분 깊은 우물을 파서 지하수를 끌어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하수 또한 넉넉하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교육장에서 물을 원활하게 쓰도록 하기 위해 별도의 물탱크를 연결하고 이 탱크에 넣는 물도 사야했습니다. 


  다음은 기계 세팅 문제였습니다. 우리나라는 물건을 구입하면 업체에서 배달에 세팅까지 다 해주지요. 하지만 네팔은 이런 서비스가 없는 나라입니다. 400KG이 넘는 제빵 오븐과 냉장고 등을 설치하는 것이 문제였죠. 


3월 3일 한창 내장 작업 중인 우리 교육장. 2층에 벽을 노란색으로 칠한 곳이 보이시나요?


 우여곡절 끝에 물건을 구입하고 배달까지는 받았는데 2층에 있는 우리 교육장에 도저히 인력으로 옮길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크레인을 빌려 우리 교육장에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크레인을 부른다고 바로 오는 것도 아니어서 물건이 배달된 이후 거의 1주일이 넘게 걸려 오븐과 냉장고를 교육장에 세팅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제 교육생들을 모으고 선정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두런두런과 에카타 신협의 제과제빵 교육은 네팔에서도 취약한 계층에 있는 여성들, 빈곤하거나 고아출신이거나, 인신 매매 등 피해 여성들을 주 대상으로 합니다.

  교육장 세팅 준비로 많은 홍보를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에 18명의 여성이 지원을 해 주었습니다. 지난 3월 27일 지원 여성들을 대상으로 기본 오리엔테이션을 가졌습니다. 이 오리엔테이션에 8명의 에카타 신협 위원들과 제빵 강사, 지원 여성들이 참석해 서로 소개하고 앞으로 교육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지원 여성들을 대상으로 심화 면접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면접을 통해 우리 교육에 대한 열정과 교육 이수 후 어떤 계획이 있는 지, 우리 교육이 필요한 사람인지를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제과제빵 교육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지원여성들 


  지원 여성들 중 한 분은 참 선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직업이 뭐냐고 물었더니 페인트공이라고 했습니다. 남편의 불륜으로 이혼 후 17년간 페인트공으로 일하며 어렵게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이 분에게 우리 제빵 교육은 새로운 희망입니다. 교육 기간동안 일하기가 힘들텐데 그럼 생계는 어떻게 유지하겠느냐는 말에 그동안은 오빠의 도움도 받고 어떻게든 생계를 꾸려나갈테니 걱정말고 뽑아 달라고 하던 그 여성분은 지금 우리 제빵 기술 교육장에 하루도 결석을 하지 않는 성실한 학생이 되었습니다. 

  또 한 분은 건강도 좋지 않고 집도 저희 교육장에서 버스로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살고 있어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을 했던 분입니다. 그런데 인터뷰를 해 보니 남다른 사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분은 남편이 외국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건강이 좋지 않아 네팔에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살고 싶지만 가족의 생계 때문에 아픈 몸을 이끌고 계속 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편을 도와 제빵 기술을 배워 남편과 함께 자그마한 빵집을 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네팔의 웬만한 가정은 대부분 이런 상황입니다. 가족 중 최소 한 명은 외국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가정이 우리나라처럼 온 가족이 모여 밥 한 끼 먹는 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10여년을 남편과 생이별을 하며 살아온 이 분 마음이 어땠을까요. 이 분도 지금 우리 교육장에서 열심히 기술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네팔에 인신매매 피해 여성들을 위한 ‘썩디 써무허’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이 단체에서 운영하는 기숙사에서 살며 다시 학교도 다니고 기술도 배우며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에서도 3명의 여성이 우리 제빵 교육에 지원을 했습니다.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어린 학생들이고, 이 학생들은 우리 교육장에서 1시간여 떨어진 기숙사에 살고 있지만 매일 매일 열심히 우리 교육장에서 제빵 기술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작은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학원에서 제빵 기술을 배웠지만 너무 짧은 기간이어서 우리 교육을 제대로 받아 좀 더 나은 빵집을 운영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 여성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4월 6일 첫 실습을 마친 수강생들과 제빵강사 프라딥 라이(Pradip Rai )씨


  오리엔테이션의 심화면접을 통해 지원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은 후, 13명의 교육 참가자를 최종적으로 선정하여 지난 3월 30일부터 ‘제빵 기술 초급 과정 1기 교육’을 시작하였습니다. 참가자들이 교육을 마치고 나서 당당한 직업인으로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저마다 마음속에 품은 작은 소망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 이 글은 아시아위민브릿지 두런두런이 코이카의 후원으로 네팔 카트만두 인근의 니키폿이라는 동네에서 시작한 ‘제빵 기술 교육’을 위해 파견한 네팔 현지 프로젝트 매니저 백창희씨가 보내온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