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팬데믹 사태 속에서

2020-09-28

출산, 팬데믹 사태 속에서


Arpana Silwal(얼뻐나 실왈, AWBN 현지 매니저)


현재 네팔에서 코로나19의 사망자 수가 477 명, 감염자 수가 약 74,000 명에 이르면서 그 규모를 엄청나게 팽창해나가고 있습니다. 네팔 정부는 전염병을 통제하기 위해 다양한 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입니다.


이러한 현재 상황에서, 코로나19 시대의 개인적인 출산 경험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제 출산예정일은 3월 25일이었지만 건강문제로 인해 3월 17일 퇴근 후 저녁시간에 병원을 방문하였습니다. 당일 저녁, 의사는 당장 병원에 입원하라고 권고하였습니다. 철저한 검진 끝에, 다행히 아기는 건강했고, 저에게도 큰 문제는 없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의사는 출산을 준비할 수 있도록 약을 투여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였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였기에, 저 역시 아이를 빨리 낳고 병원을 떠나고 싶었습니다.


네팔에서 병원은 미숙한 위생안전수칙, 넘쳐나는 환자들, 관리가 되지 않은 화장실과 세면실등 으로 코로나19 전염이 가장 쉬운 장소입니다. 입원 후, 의사들끼리 이 병원에 새로운 코로나19 확진자가 있다고 하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저를 더 두렵고 걱정되게 만들었습니다. 이 소식만으로도 저는 병원을 최대한 빨리 떠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저희는 투약에 동의했습니다. 3월 17일 저녁 입원했고, 드디어 3월 18일 자정무렵, 제 아기가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자아이를 출산했고, 가족들은 모두 너무나 행복하고 기뻐했습니다. 제왕절개가 아닌 자연분만으로 출산하여 병원에 있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제왕절개를 했다면 회복을 위해 병원에 1주일 정도 머물러야 한다고 했습니다.


딸과 함께


자정이 조금 지난 시각, 출산을 하고 나서 휴식과 회복을 위해 일반병동으로 옮겨졌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인해, 1인실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불구하고 다인실 일반병동에서의 불필요한 대면 접촉을 줄이고 싶었습니다. 남편, 부모님, 이모가 함께 있어주었습니다. 나중에 들은바로는, 일반병동으로 옮기기 전 제 호흡에 문제가 있어 산소호흡기가 필요했다고 합니다. 몸이 쇠약해져 일어설 수 없었지만, 충분한 휴식과 영양가 있는 식사덕에 다음날에는 기분이 조금 씩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3월 20일에 병원에서 퇴원하였습니다. 그 후로 4일 뒤인 3월 24일, 국가봉쇄가 시작되었습니다. 출산예정일인 3월 25일일보다 빨리 아이를 출산한 덕에 봉쇄 기간 중 병원에서 지내는 일을 면하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뒤, 산후조리사가 저와 아기를 몇 달간 돌봐주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15일 만에, 그 산후조리사가 많은 집들을 방문하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업무를 위해 방문했던 가정 중 어느 집의 여성이 최근에 큰 증상이나 질환 없이 숨을 거두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와 가족은 그 죽음이 코로나19로 인한 것이 아닌가 두려웠기에 15일만에 산후조리사 방문을 취소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모든 뉴스는 확진자 수, 사망자 수와 같은 코로나19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이 시기 가장 최근 사망자는 지방에 사는 임산부로, 병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여성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은 저와 제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가족 외에 외부인은 집에 출입할 수 없었고, 저만이 아기를 안을 수 있었으며, 가족 중 누구도 오랜 기간 동안 외출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휴식과 돌봄을 통해 천천히 저와 제 아기의 건강은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아직까지 건강한 것은 신의 은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집에 친척들의 출입을 금지했기에, 저희에게 화가 난 상태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이 하루하루 더 악화되고 있기에, 지금까지도 아기에게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출근 외에는 전혀 외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기도 백신접종 외에는 집 밖에 나가 본 적이 없습니다. 


첫 번째 백신 접종은 출산 후 병원에서 바로 이루어졌습니다. 두 번째 백신 접종은 1달 후로 예약을 잡았었습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은 제가 출산한 병원인 러걸켈(Lagankhel)에 있는 파탄 병원(Patan Hospital)입니다. 그러나 이후에 파탄 병원이 코로나19 집중 치료 병원으로 지정되어 딸을 데리고 두 번째 백신 접종을 하러 가기가 두려워졌습니다. 그래서 부모님 집 근처에 있는 지역 의료소가 파탄 병원보다는 안전하다고 판단하여 그 곳에서 백신을 맞추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지역 의료소 방문조차도 미리 연락하여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시간대를 요청했고, 그 시간에 가서 딸에게 백신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딸에게 필요한 백신을 모두 접종하기 위해, 이와 비슷한 과정을 한 달 간격으로 3번 진행하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상황 아래 딸을 데리고 백신을 맞추러 지역 의료소에 가는 것조차 매우 위험한 선택이지만, 백신을 맞는 것은 아기에게는 위험을 감수할 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이를 위해 남동생과 차를 타고 딸과 함께 이동하곤 했습니다.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기에, 팬데믹으로부터 아기를 안전하게 지키고 돌보기 위해 가족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네팔 카트만두 밸리 지역 빈곤여성 소득증대를 위한 직업훈련사업"은 KOICA가 함께하는 민관협력 사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