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협력에서 젠더 편향성, 해결 방향은?
김경희(아시아위민브릿지 두런두런 이사장)1)
◆ — 젠더편향성과 젠더 기반 접근
젠더 편향성이란, 국제개발협력 사업에서 성 인지적 관점을 갖지 못함으로써 특정 성별, 주로 여성을 배제하거나 소외시켜 불평등한 상황을 초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젠더 편향성의 주요 유형은 사업 내용이 성 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하거나 재생산하면서 나타나는 성 역할 고정관념에 기초한 편향이다. 여성에게는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게 하고, 여성의 역할을 가족 안에 한정시키는 한편, 남성에게는 가족의 생계 책임자로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 역할 고정관념은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활동을 방해하는 핵심 요인이 된다. 둘째, 정책결정을 하거나 권력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젠더 편향이다. 의사 결정 단위에서 여성의 참여비율이 낮게 나타날 경우 여성의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권한과 권력이 남성에게 집중되어 젠더 편향성을 초래할 수 있다.
젠더 기반 접근(gender-based approach)은 사회에서 구성된 성별 차이와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인식하고 이것을 토대로 여성과 남성의 권한과 권력을 균형 있게 배분하는 접근이고 이러한 접근은 성 주류화(gender mainstreaming) 전략에서 활용되고 있는 성별영향평가, 성인지 예산, 성인지 통계, 성인지 교육 등을 통해서 구현되고 있다.
성 주류화는 성 인지적 관점이 정책과 프로그램의 설계, 이행, 모니터링, 평가에서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정책이 여성과 남성에게 잠재적으로 서로 다르게 미치는 영향력을 예상하는 능력과 성인지적인 정책을 계획하는 능력을 모두 포함한다. 여성과 남성은 서로 다른 사회적 경험, 기회, 역할, 그리고 자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성 인지적 정책이란 여성과 남성이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이해와 욕구를 인지하고 있는 정책을 의미한다. 2)
UN과 OECD 등의 국제기구들은 젠더 기반 접근과 성 주류화 전략을 통해 젠더 편향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UNDP는 1995년부터 인간개발보고서를 매년 발간하면서 국가별 성개발지수(GDI, Gender Development Index)를 발표하였다. 이 지수는 생활수준(인구비중, 경제활동인구비중, 임금격차를 통해 산정), 지식수준(평균 교육년수, 기대 교육년수), 건강수준(출생 시 기대여명)을 측정 영역으로 정하였다. 또한 성평등지수(GII, Gender Inequality Index)의 국가별 순위를 발표하였는데 이 지수의 측정 영역은 재생산 건강(모성 사망비, 청소년 출산율), 여성권한(여성의원 비율, 남성 대비 중등교육 이상을 받은 25세 이상 여성 비율), 노동참여(남성 대비 15세 이상 여성인구의 노동시장 참여율)이다. 세계경제포럼이 2006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는 세계 성격차 지수(GGGI, Global Gender Gap Index)는 경제참여 및 기회(15-64세 인구 노동시장 참여율, 입법자·고위직 임원·관리자 비율 등), 교육적 성취(문해율, 초·중·고등교육 이수율), 건강과 생존(출생 성비, 건강기대수명), 정치적 권한(여성의원 비율, 여성내각비율 등)을 측정 영역에 포함하고 있다.
OECD가 2009년부터 발표한 사회제도 및 젠더지수(SIGI, Social Institutions and Gender Index)3)는 성차별적 법·제도·관행 관련 데이터 및 전문가 집단의 평가를 기반으로 지표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이 지표의 측정 영역은 가족 내 차별(조혼·가사분담·이혼·유산 상속 등의 관련 법제), 신체적 존엄 제한(여성대상 폭력, 일생에서 친밀한 파트너에게서 폭력을 경험한 여성 비율), 생산자원 접근 제한(토지·비토지 자산 접근성:관련 법제), 시민적 자유(시민권:관련 법제)이다. 2023년 SIGI Country Profile에 의하면, 네팔의 SIGI지수의 종합점수는 30.6으로 낮은 편이며 측정 영역 중 신체적 존엄의 제한은 14.4% 불과하다.
네팔에서는 법적으로 성평등한 결혼과 이혼, 상속권을 보장하지만, 실제 관행에서는 강제결혼, 조혼, 일부다처제, 지참금 요구 등이 여전히 존재한다. 헌법은 성폭력을 금지하며, 2009년 가정폭력법은 피해자 보호 조치를 명시한다. 배우자 강간은 범죄화되었으나 처벌은 6개월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법적으로 여성은 토지 및 자산을 남성과 동등하게 소유, 취득, 처분할 수 있으며, 여성 명의의 재산 등록 시 수수료 감면 혜택도 있다. 그러나 관습적으로 가족 재산은 남성 중심으로 분배되며, 여성의 토지 소유는 제한적이다. 금융 접근은 법적으로 평등하나, 문해력 부족과 금융기관의 편견으로 실질적 접근성이 낮다. 이러한 젠더 편향성, 성불평등은 네팔 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지속되고 있다.


<출처> 코이카 젠더팩스시트(2025)
◆ — 국제개발협력에서의 성평등 목표
성평등은 UN의 지속가능한 목표(SDGs) 중 하나로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이다. 2024년에 발표된 지속가능개발목표 보고서4)에 의하면,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서는 유해한 전통적 관습이 지속되고 있으며 여아 5명 중 1명은 여성할례(Female Genital Mutilation)를 당하고 있고, 2억 3천만명의 소녀와 여성이 할례를 당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여성할례는 여성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여성의 성적 건강권을 박탈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공적 생활에서 여성은 다양한 형태로 차별받고 있으며 현재의 변화 속도로 성차별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176년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하루에 2.5배 이상의 많은 시간을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을 위해 사용하고 있고, 이것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제한하고 경제활동에서의 성차별을 지속시키는 한편, 여성의 고용안정성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개도국에서 나타나는 이와 같은 성불평등은 어떻게 줄어들 수 있을까? 국제개발협력에서 보여지는 젠더 편향성은 어떻게 개선될 수 있겠는가?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를 제공하는 주요 공여국들의 국제 협의체서이다5). 개발원조위원회가 제시한 성평등 목표는 수원국을 포함한 개도국의 성불평등을 해소하고 젠더 편향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위원회가 설정한 성평등 목표에는 남녀 파트너십 강화, 성평등 추진 책임 공유, 고위직 여성의 리더십 강화, 성평등 분석도구 개발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젠더 마커(gender marker)라는 평가도구를 통해 회원국들이 성평등 목표를 사업에 얼마나 포함시키고 있는지를 모니터링 한다. 최근에는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분쟁 취약국, 지역간 분쟁으로 발생한 이재민을 지원하는 인도적 지원 분야에서 성평등 목표를 통합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5번 성평등 목표에서는 개도국의 성불평등과 국제개발협력 사업에서 나타나는 젠더 편향성을 해소하기 위해 세부적인 내용을 성평등 목표에 포함시켰다. UN은 성평등 달성과 모든 여성의 권한 강화를 위한 목표로 첫째, 모든 곳에서 모든 여성과 여아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종식 둘째, 인신매매, 성적 착취 및 기타 형태의 착취를 포함해 공적 및 사적 영역에서 모든 여성과 여아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 근절 셋째, 아동결혼, 조혼 및 강제결혼, 여성성기 절제와 같은 모든 유해한 관습 근절 넷째, 무보수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을 인지하고 가치를 부여 다섯째, 정치·경제·공공 영역에서 여성의 온전한 참여와 동등한 리더십 기회 보장, 여섯째, 성관계, 피임, 임신, 출산 등 재생산 건강과 권리 보장 일곱째, 모든 단계에서 모든 여성과 여아의 권한 강화, 성평등 촉진을 위해 정책과 집행 가능한 법을 채택하고 강화할 것을 강조하였다.
◆ — 국제개발협력에서 젠더거버넌스의 활성화
법과 제도는 변했지만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관습과 관행은 뿌리 깊게 박혀 있어서 변화가 어렵고 변화되더라도 매우 느리다. 성 주류화는 성평등 실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법과 제도의 변화 뿐 아니라 정책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간과될 수 있는 지역사회의 성차별적인 관행과 관습을 변화시키는 전략이다. 따라서 국제개발협력에서의 성 주류화는 부차적 요소가 아니라 사업의 모든 단계에서 결합되어야 한다.
젠더 편향성, 성 불평등이 생산되고 재생산되는 메카니즘은 자원(시간, 재원, 정보, 지위, 권한 등)에 대한 성별 분석에 기초해서 파악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국제개발협력에서 젠더 편향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성인지 관점에 기반을 둔 민관협력의 거버넌스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젠더 거버넌스는 국제개발협력 과정에서 공여국과 수원국의 정부 뿐 아니라 시민사회, 국제기구 등 다양한 행위자가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성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는 체계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존재하는 젠더 편향성을 줄이기 위한 성 주류화 전략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다자간 협력과 참여 체계가 필요하며 정부 부처의 성평등담당관실과 같은 성평등 목표 이행기구의 권한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성평등 이행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모니터링 지표를 개발하고 성별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성인지 통계가 생산되고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성평등이란 개념은 추상적이어서 그것이 실행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이해와 인식이 공존하며 충돌할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국제개발협력 관계자와 시민단체 활동가 등 사업 관계자들을 위한 성인지 교육이 병행되어야 젠더 거버넌스가 국제개발협력에서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평등 효과를 높이는 한편, 개도국 여성의 역량을 강화하고 성평등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다.
[각주]
1) 김경희는 20여 년간 성별영향평가와 성주류화 정책 분야 에서 활발한 활동을 한 한국의 젠더 정책 전문가이다. 국회, 여성가족부, 한국여성학회, 한국 여성정책연구원등 다양한 기관에서 입법지원위원, 성별영향평가 센터장, 정책자문위원 등의 핵심 역할을 담당해왔으며, 특히 중앙성별영향평가 센터장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성별영향평가 제도 발전에 기여했다. 한국의 성별영향평가 제도와 성주류화 정책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 하며 현재는 성공회대학교 대학원에서 여성노동 연구 및 강의, 사단법인 한국여성연구소 소장으 로 활동하고 있다.
2) OECD(2013), [Closing the Gender Gap: ACT NOW] 참조
3) KOICA(2024), [KOICA 젠더팩트시트(제2판)] 참조
4) United Nations(2024),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Report (2024), 18-19p
5) OECD DAC은 1961년에 설립되어 한국을 포함한 30여개 회원국이 활동하고 있는데 회원 국 간 원조 정책의 협의와 조정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은 2009년에 DAC 회원국으로 가입해 서 활동하고 있다.
국제개발협력에서 젠더 편향성, 해결 방향은?
김경희(아시아위민브릿지 두런두런 이사장)1)
◆ — 젠더편향성과 젠더 기반 접근
젠더 편향성이란, 국제개발협력 사업에서 성 인지적 관점을 갖지 못함으로써 특정 성별, 주로 여성을 배제하거나 소외시켜 불평등한 상황을 초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젠더 편향성의 주요 유형은 사업 내용이 성 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하거나 재생산하면서 나타나는 성 역할 고정관념에 기초한 편향이다. 여성에게는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게 하고, 여성의 역할을 가족 안에 한정시키는 한편, 남성에게는 가족의 생계 책임자로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 역할 고정관념은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활동을 방해하는 핵심 요인이 된다. 둘째, 정책결정을 하거나 권력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젠더 편향이다. 의사 결정 단위에서 여성의 참여비율이 낮게 나타날 경우 여성의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권한과 권력이 남성에게 집중되어 젠더 편향성을 초래할 수 있다.
젠더 기반 접근(gender-based approach)은 사회에서 구성된 성별 차이와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인식하고 이것을 토대로 여성과 남성의 권한과 권력을 균형 있게 배분하는 접근이고 이러한 접근은 성 주류화(gender mainstreaming) 전략에서 활용되고 있는 성별영향평가, 성인지 예산, 성인지 통계, 성인지 교육 등을 통해서 구현되고 있다.
성 주류화는 성 인지적 관점이 정책과 프로그램의 설계, 이행, 모니터링, 평가에서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정책이 여성과 남성에게 잠재적으로 서로 다르게 미치는 영향력을 예상하는 능력과 성인지적인 정책을 계획하는 능력을 모두 포함한다. 여성과 남성은 서로 다른 사회적 경험, 기회, 역할, 그리고 자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성 인지적 정책이란 여성과 남성이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이해와 욕구를 인지하고 있는 정책을 의미한다. 2)
UN과 OECD 등의 국제기구들은 젠더 기반 접근과 성 주류화 전략을 통해 젠더 편향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UNDP는 1995년부터 인간개발보고서를 매년 발간하면서 국가별 성개발지수(GDI, Gender Development Index)를 발표하였다. 이 지수는 생활수준(인구비중, 경제활동인구비중, 임금격차를 통해 산정), 지식수준(평균 교육년수, 기대 교육년수), 건강수준(출생 시 기대여명)을 측정 영역으로 정하였다. 또한 성평등지수(GII, Gender Inequality Index)의 국가별 순위를 발표하였는데 이 지수의 측정 영역은 재생산 건강(모성 사망비, 청소년 출산율), 여성권한(여성의원 비율, 남성 대비 중등교육 이상을 받은 25세 이상 여성 비율), 노동참여(남성 대비 15세 이상 여성인구의 노동시장 참여율)이다. 세계경제포럼이 2006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는 세계 성격차 지수(GGGI, Global Gender Gap Index)는 경제참여 및 기회(15-64세 인구 노동시장 참여율, 입법자·고위직 임원·관리자 비율 등), 교육적 성취(문해율, 초·중·고등교육 이수율), 건강과 생존(출생 성비, 건강기대수명), 정치적 권한(여성의원 비율, 여성내각비율 등)을 측정 영역에 포함하고 있다.
OECD가 2009년부터 발표한 사회제도 및 젠더지수(SIGI, Social Institutions and Gender Index)3)는 성차별적 법·제도·관행 관련 데이터 및 전문가 집단의 평가를 기반으로 지표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이 지표의 측정 영역은 가족 내 차별(조혼·가사분담·이혼·유산 상속 등의 관련 법제), 신체적 존엄 제한(여성대상 폭력, 일생에서 친밀한 파트너에게서 폭력을 경험한 여성 비율), 생산자원 접근 제한(토지·비토지 자산 접근성:관련 법제), 시민적 자유(시민권:관련 법제)이다. 2023년 SIGI Country Profile에 의하면, 네팔의 SIGI지수의 종합점수는 30.6으로 낮은 편이며 측정 영역 중 신체적 존엄의 제한은 14.4% 불과하다.
네팔에서는 법적으로 성평등한 결혼과 이혼, 상속권을 보장하지만, 실제 관행에서는 강제결혼, 조혼, 일부다처제, 지참금 요구 등이 여전히 존재한다. 헌법은 성폭력을 금지하며, 2009년 가정폭력법은 피해자 보호 조치를 명시한다. 배우자 강간은 범죄화되었으나 처벌은 6개월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법적으로 여성은 토지 및 자산을 남성과 동등하게 소유, 취득, 처분할 수 있으며, 여성 명의의 재산 등록 시 수수료 감면 혜택도 있다. 그러나 관습적으로 가족 재산은 남성 중심으로 분배되며, 여성의 토지 소유는 제한적이다. 금융 접근은 법적으로 평등하나, 문해력 부족과 금융기관의 편견으로 실질적 접근성이 낮다. 이러한 젠더 편향성, 성불평등은 네팔 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지속되고 있다.
<출처> 코이카 젠더팩스시트(2025)
◆ — 국제개발협력에서의 성평등 목표
성평등은 UN의 지속가능한 목표(SDGs) 중 하나로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이다. 2024년에 발표된 지속가능개발목표 보고서4)에 의하면,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서는 유해한 전통적 관습이 지속되고 있으며 여아 5명 중 1명은 여성할례(Female Genital Mutilation)를 당하고 있고, 2억 3천만명의 소녀와 여성이 할례를 당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여성할례는 여성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여성의 성적 건강권을 박탈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공적 생활에서 여성은 다양한 형태로 차별받고 있으며 현재의 변화 속도로 성차별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176년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하루에 2.5배 이상의 많은 시간을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을 위해 사용하고 있고, 이것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제한하고 경제활동에서의 성차별을 지속시키는 한편, 여성의 고용안정성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개도국에서 나타나는 이와 같은 성불평등은 어떻게 줄어들 수 있을까? 국제개발협력에서 보여지는 젠더 편향성은 어떻게 개선될 수 있겠는가?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를 제공하는 주요 공여국들의 국제 협의체서이다5). 개발원조위원회가 제시한 성평등 목표는 수원국을 포함한 개도국의 성불평등을 해소하고 젠더 편향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위원회가 설정한 성평등 목표에는 남녀 파트너십 강화, 성평등 추진 책임 공유, 고위직 여성의 리더십 강화, 성평등 분석도구 개발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젠더 마커(gender marker)라는 평가도구를 통해 회원국들이 성평등 목표를 사업에 얼마나 포함시키고 있는지를 모니터링 한다. 최근에는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분쟁 취약국, 지역간 분쟁으로 발생한 이재민을 지원하는 인도적 지원 분야에서 성평등 목표를 통합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5번 성평등 목표에서는 개도국의 성불평등과 국제개발협력 사업에서 나타나는 젠더 편향성을 해소하기 위해 세부적인 내용을 성평등 목표에 포함시켰다. UN은 성평등 달성과 모든 여성의 권한 강화를 위한 목표로 첫째, 모든 곳에서 모든 여성과 여아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종식 둘째, 인신매매, 성적 착취 및 기타 형태의 착취를 포함해 공적 및 사적 영역에서 모든 여성과 여아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 근절 셋째, 아동결혼, 조혼 및 강제결혼, 여성성기 절제와 같은 모든 유해한 관습 근절 넷째, 무보수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을 인지하고 가치를 부여 다섯째, 정치·경제·공공 영역에서 여성의 온전한 참여와 동등한 리더십 기회 보장, 여섯째, 성관계, 피임, 임신, 출산 등 재생산 건강과 권리 보장 일곱째, 모든 단계에서 모든 여성과 여아의 권한 강화, 성평등 촉진을 위해 정책과 집행 가능한 법을 채택하고 강화할 것을 강조하였다.
◆ — 국제개발협력에서 젠더거버넌스의 활성화
법과 제도는 변했지만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관습과 관행은 뿌리 깊게 박혀 있어서 변화가 어렵고 변화되더라도 매우 느리다. 성 주류화는 성평등 실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법과 제도의 변화 뿐 아니라 정책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간과될 수 있는 지역사회의 성차별적인 관행과 관습을 변화시키는 전략이다. 따라서 국제개발협력에서의 성 주류화는 부차적 요소가 아니라 사업의 모든 단계에서 결합되어야 한다.
젠더 편향성, 성 불평등이 생산되고 재생산되는 메카니즘은 자원(시간, 재원, 정보, 지위, 권한 등)에 대한 성별 분석에 기초해서 파악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국제개발협력에서 젠더 편향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성인지 관점에 기반을 둔 민관협력의 거버넌스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젠더 거버넌스는 국제개발협력 과정에서 공여국과 수원국의 정부 뿐 아니라 시민사회, 국제기구 등 다양한 행위자가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성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는 체계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존재하는 젠더 편향성을 줄이기 위한 성 주류화 전략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다자간 협력과 참여 체계가 필요하며 정부 부처의 성평등담당관실과 같은 성평등 목표 이행기구의 권한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성평등 이행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모니터링 지표를 개발하고 성별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성인지 통계가 생산되고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성평등이란 개념은 추상적이어서 그것이 실행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이해와 인식이 공존하며 충돌할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국제개발협력 관계자와 시민단체 활동가 등 사업 관계자들을 위한 성인지 교육이 병행되어야 젠더 거버넌스가 국제개발협력에서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성평등 효과를 높이는 한편, 개도국 여성의 역량을 강화하고 성평등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다.
[각주]
1) 김경희는 20여 년간 성별영향평가와 성주류화 정책 분야 에서 활발한 활동을 한 한국의 젠더 정책 전문가이다. 국회, 여성가족부, 한국여성학회, 한국 여성정책연구원등 다양한 기관에서 입법지원위원, 성별영향평가 센터장, 정책자문위원 등의 핵심 역할을 담당해왔으며, 특히 중앙성별영향평가 센터장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성별영향평가 제도 발전에 기여했다. 한국의 성별영향평가 제도와 성주류화 정책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 하며 현재는 성공회대학교 대학원에서 여성노동 연구 및 강의, 사단법인 한국여성연구소 소장으 로 활동하고 있다.
2) OECD(2013), [Closing the Gender Gap: ACT NOW] 참조
3) KOICA(2024), [KOICA 젠더팩트시트(제2판)] 참조
4) United Nations(2024),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Report (2024), 18-19p
5) OECD DAC은 1961년에 설립되어 한국을 포함한 30여개 회원국이 활동하고 있는데 회원 국 간 원조 정책의 협의와 조정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은 2009년에 DAC 회원국으로 가입해 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