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
「오늘을 넘는 아시아 여성」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을 읽고
한상아 사단법인 아디 활동가1)
#아시아 여성 #젠더이미지 #젠더차별 #인류학 #저항과연대
젠더브리프 4 월호에서 리뷰할 책은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총서 『오늘을 넘는 아시아 여성』 (2023)이다. 이 책은 아시아(말레이시아, 미국, 이란, 이스라엘, 일본, 중국, 태국, 필리핀, 한국) 각지를 대상으로 인류학에 대한 연구를 해온 학자들이 저자로써 현재 진행형의 사회적 현실들을 다룬다.
혹여나 책을 읽기 전에 그 내용이 너무 어렵거나 까다로워 보여 지레 겁을 먹지 않아도 된다. 각 장마다 주제가 다양하고,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잘 풀어서 쓰여있기에 책 중에서는 에세이를 선호하는 필자도 큰 어려움 없이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오늘 리뷰에서는 이 책에 실린 총 열한 가지의 이슈 중 두 가지에 주목하려고 한다.
그 중 첫 번째는 한국의 성소수자 엄마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제10장: ‘정상성’을 넘어서 확장된 모성으로 이다. 저자가 연구자로써 성소수자 부모 모임의 엄마들을 직접 만나고, 퀴어 문화축제에 참가하고, 본인의 아이를 축제에 데려감으로써 같은 ‘엄마’로써 융화된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자신의 자녀가 성소수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한국의 40-50대 엄마들이 보이는 반응과 그 이후의 삶의 변화에 마음이 아프면서도, 성소수자 부모 모임 등을 통해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는 것이 존경스러웠다. 제10장은 나로 하여금 영화 <너에게 가는 길>2)까지 시청하게끔 만들었다. 아이의 커밍아웃 이후 성장한 삶을 그려나가는 두 엄마들의 이야기를 담은 가족영화이니, 독자분들도 손수건 챙겨 관람하시는 것을 추천드다.
두 번째는 말레이시아의 인도네시아 가사도우미 이슈를 담은 제7장: 국경을 넘는 여성 노동자와 정부의 역할 이다. 제7장은 오늘날 대부분의 가정의 가사 돌봄이 여성에게 치우쳐져 있음을 꼬집으며, 그중에서도 인도네시아 출신의 여성 노동자가 국경을 넘어 말레이시아에서 가사 노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착취와 억압을 다룬다. 가사와 노동은 최소 비용으로 해결해야 하는 허드렛일일까? 왜 많은 나라의 정부는 가사 노동 그 자체와, 그것의 경제적 가치를 법의 테두리 안에 보호하지 않는 것일까? 이 이슈는 가사 노동의 혜택을 받은 자녀로써, 가사 노동을 직접 하고 있는 주체로써, 그리고 앞으로 가정을 이루게 된다면 가사 노동을 제공할 여성으로써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고 사유하게끔 한다. 따라서 독자분들도 꼭 한번 내용을 접해보길 바란다.
특히, 국제 개발협력을 하는 활동가로서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책의 내용이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들만의 이야기 같아 보이지만, 결국은 남성을 포함한 이야기이며 저 멀리 이스라엘 여성의 이야기 같아 보이지만,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에게도 시사점을 던져준다. 또한, 개발협력 중 젠더는 물론 빈곤, 건강, 교육, 성 평등, 위생, 불평등 등 많은 섹터 전반에 걸친 이슈가 논의되기에 국제 개발협력을 수행하는 활동가분들께 적극 추천한다.
앞서 추천드린 두 가지 이슈 외에도 이 책에는 재난 지역의 여성, 이란 여성들의 반격과 연대, K-할머니 서사, 한국 전문직 여성, 이스라엘 여성의 군 복무 등 젠더브리프 독자분들의 구미를 당기게 할 주제들이 충분히 많이 담겨있다. 『오늘을 넘는 아시아 여성』을 읽고 주변 지인들과 이야기 나눠보는건 어떨까?
1) 성평등 기자단으로, 대학원에서 남아시아 지역의 개발협력을 연구하고, 현재는 사단법인 아디에서 KOICA YP로 근무하고 있다. 국제난민지원 단체에서 인턴십을 수행하며 개발 협력의 많은 섹터 중에서도 '난민'에 애정을 갖게 되어 현재도 '난민'과 '젠더' 관련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2) https://me2.do/GyLEYXFc
도서리뷰
「오늘을 넘는 아시아 여성」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을 읽고
한상아 사단법인 아디 활동가1)
#아시아 여성 #젠더이미지 #젠더차별 #인류학 #저항과연대
젠더브리프 4 월호에서 리뷰할 책은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총서 『오늘을 넘는 아시아 여성』 (2023)이다. 이 책은 아시아(말레이시아, 미국, 이란, 이스라엘, 일본, 중국, 태국, 필리핀, 한국) 각지를 대상으로 인류학에 대한 연구를 해온 학자들이 저자로써 현재 진행형의 사회적 현실들을 다룬다.
혹여나 책을 읽기 전에 그 내용이 너무 어렵거나 까다로워 보여 지레 겁을 먹지 않아도 된다. 각 장마다 주제가 다양하고,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잘 풀어서 쓰여있기에 책 중에서는 에세이를 선호하는 필자도 큰 어려움 없이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오늘 리뷰에서는 이 책에 실린 총 열한 가지의 이슈 중 두 가지에 주목하려고 한다.
그 중 첫 번째는 한국의 성소수자 엄마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제10장: ‘정상성’을 넘어서 확장된 모성으로 이다. 저자가 연구자로써 성소수자 부모 모임의 엄마들을 직접 만나고, 퀴어 문화축제에 참가하고, 본인의 아이를 축제에 데려감으로써 같은 ‘엄마’로써 융화된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자신의 자녀가 성소수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한국의 40-50대 엄마들이 보이는 반응과 그 이후의 삶의 변화에 마음이 아프면서도, 성소수자 부모 모임 등을 통해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는 것이 존경스러웠다. 제10장은 나로 하여금 영화 <너에게 가는 길>2)까지 시청하게끔 만들었다. 아이의 커밍아웃 이후 성장한 삶을 그려나가는 두 엄마들의 이야기를 담은 가족영화이니, 독자분들도 손수건 챙겨 관람하시는 것을 추천드다.
두 번째는 말레이시아의 인도네시아 가사도우미 이슈를 담은 제7장: 국경을 넘는 여성 노동자와 정부의 역할 이다. 제7장은 오늘날 대부분의 가정의 가사 돌봄이 여성에게 치우쳐져 있음을 꼬집으며, 그중에서도 인도네시아 출신의 여성 노동자가 국경을 넘어 말레이시아에서 가사 노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착취와 억압을 다룬다. 가사와 노동은 최소 비용으로 해결해야 하는 허드렛일일까? 왜 많은 나라의 정부는 가사 노동 그 자체와, 그것의 경제적 가치를 법의 테두리 안에 보호하지 않는 것일까? 이 이슈는 가사 노동의 혜택을 받은 자녀로써, 가사 노동을 직접 하고 있는 주체로써, 그리고 앞으로 가정을 이루게 된다면 가사 노동을 제공할 여성으로써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고 사유하게끔 한다. 따라서 독자분들도 꼭 한번 내용을 접해보길 바란다.
특히, 국제 개발협력을 하는 활동가로서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책의 내용이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들만의 이야기 같아 보이지만, 결국은 남성을 포함한 이야기이며 저 멀리 이스라엘 여성의 이야기 같아 보이지만,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에게도 시사점을 던져준다. 또한, 개발협력 중 젠더는 물론 빈곤, 건강, 교육, 성 평등, 위생, 불평등 등 많은 섹터 전반에 걸친 이슈가 논의되기에 국제 개발협력을 수행하는 활동가분들께 적극 추천한다.
앞서 추천드린 두 가지 이슈 외에도 이 책에는 재난 지역의 여성, 이란 여성들의 반격과 연대, K-할머니 서사, 한국 전문직 여성, 이스라엘 여성의 군 복무 등 젠더브리프 독자분들의 구미를 당기게 할 주제들이 충분히 많이 담겨있다. 『오늘을 넘는 아시아 여성』을 읽고 주변 지인들과 이야기 나눠보는건 어떨까?
1) 성평등 기자단으로, 대학원에서 남아시아 지역의 개발협력을 연구하고, 현재는 사단법인 아디에서 KOICA YP로 근무하고 있다. 국제난민지원 단체에서 인턴십을 수행하며 개발 협력의 많은 섹터 중에서도 '난민'에 애정을 갖게 되어 현재도 '난민'과 '젠더' 관련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2) https://me2.do/GyLEYX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