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와유족 여성의 경제적, 사회적 참여를 위한 프로젝트
박상애 (함께하는 사랑밭 국제사업팀 대리)1)
# 의무는 있지만 권리는 없는 와유족 여성의 삶
‘모계사회’ 하면 아마도 여성이 남성에 대해 지배권을 갖는 사회가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여성이 의무와 책임을 갖되, 그만큼 권리도 행사하는 그런 사회 말이다. 하지만 콜롬비아 북부 라 과히라(La Guajira)의 모계사회 모습은 조금 당혹스러울 만큼 독특하다. 이곳에 사는 와유족 여성에겐 ‘의무’는 있지만 ‘권리’는 없다.
이 사회에서 여성은 경제적 의무를 담당해야 하는 존재로 각인되어 있다. 그런데 경제권을 가지면 당당할 것이라는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와유족 여성은 오히려 억압과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여성의 지위를 가늠케 하거나 폭력에 대해 다루어진 공식적인 보고를 살펴보면 그 심각성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유엔난민기구 산하기관 GIFMM가 해당 지역 여성이 당하는 폭력과 관련하여 2022년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신체적 폭력이 62.8%, 성폭력 25%, 태만이나 방임이 5.9%, 심리적 학대가 5.9%를 차지했다.2) 또한 여성들이 결혼할 때 ‘지참금을 지참’해야 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여성에게 의존하는데 정작 대우와 존중은 받지 못하고 있다.3)
뿐만 아니라, 와유족 여성들에겐 교육의 기회조차 부족하다. 이것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심지어 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아야 할 어린 나이에 그녀들은 학교 대신 시집을 간다. 곧 조혼의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정 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와유족 여성들이 하는 일은 수공예품 가방을 만드는 일이다. 초경이 시작될 때 즈음, 원주민 여아들은 가정에서 할머니나 고모, 어머니로부터 가방을 만드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손수 만들어낸 이 가방을 우리는 ‘모칠라’(스페인어로 가방을 의미)라고 부른다.
[그림 1] 사업 대상 지역 원주민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 모칠라(필자 제공)
이 지역의 경우 과거에는 농업과 목축업이 이 지역의 주요 경제 활동이었으나 광산 산업의 무분별한 용수사용, 산림 벌목, 이상기후에 의한 가뭄 등이 더해져 안정적 소득 창출이 어려워지게 되었다. 선택지가 줄어든 상황에서, 와유족 여성은 수공예품 모칠라를 만들어 판매하는 일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본 단체에서 주수입원과 관련하여 현지 지역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가계 소득 수입원 중 수공예품이 55%의 높은 수치를 보였고 응답자 중 85%가 가계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했다.
문제는 노동에 비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지 지역 조사 결과, 실 구매 비용(23%), 유통에 대한 마진 및 교통비(45%)를 빼고 나면 그들의 수중에 들어오는 수입은 얼마 되지 않았다. 중간업체를 거쳐 판매할 경우, 일반적으로 월 소득은 약 120,000페소(약 40,000원)에 그쳤으며 이는 세계은행 빈곤선 기준 일일 2.15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 일차적 접근, 소득 증대를 위한 해결책 마련
함께하는 사랑밭은 그들의 지속되는 빈곤 상황을 개선하고자 근본적인 문제들을 파악했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바로 ‘품질’에 대한 문제였다. 그들은 전문적인 기술을 배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할머니, 엄마에게 배운 기술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니, 디자인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 생계가 급할 땐, 급하게 만들다 보니 그만큼 품질이 더 떨어지게 되고 받을 수 있는 수입도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작업공간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들은 별도의 공간이 없고 전기 사용도 어려워 일몰이 되면 일을 더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거기에 육아의무까지 여성에게 지워졌던 만큼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유통 과정에서의 문제도 중요하게 고려되었다. 완제품 판매하려면 오토바이로 한두 시간 이상을 가야 상권에 접근 가능하기에, 교통비로 이미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여기에 실(원자재) 비용까지 빼면, 순이익은 더 줄어든다.
더 큰 문제는, 수공예품 대부분은 중간업체와 거래되는데 개별적으로 판매하다 보면 제 값을 받기가 어렵다는 사실이었다. 와유족 여성의 경우, 경제 교육의 기회가 없었고 권리 의식도 낮아 가격을 협상하기가 어려웠다. 이처럼 여성들의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는 다양한 문제로 파생되고 있었다.
이에 본 단체는 우선적으로 고려된 기술적인 문제를 교육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다. 콜롬비아에는 SENA라고 불리는 무료 국가교육기관이 있다. 와유족 여성은 정보가 없었던 데다가, 해당 기관까지의 이동도 쉽지 않아 무료 교육조차 받기 어려웠다. 본 단체는 강사 교통비를 지급하는 방법을 통해 SENA 강사를 마을로 섭외했고 여성들은 수공예품 제작에 있어 역량을 강화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아울러 가방의 상품성 강화를 위한 핵심요인은 결국 ‘디자인’인 만큼 트렌드에 맞는 작품 제작을 위한 교육을 함께 실시했다. 여기에 모칠라 실로 클러치, 파우치, 부채, 키링 등을 제작함으로써 소비층을 확대해 나가는 등 품목의 다양화를 실현해 나갔다.
또한 공동작업장을 세웠고 태양광을 설치하여 어두워져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으며 공동보육을 가능케 할 보육공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 모든 지원에 대한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조합이름 : TOUSHII)을 세우기 위해 조합원을 모집하였고 원료 공동구매 및 공동작업실 내에서의 협업과 분업을 이끌어나갔다. 자연히 운송비도 아낄 수 있고 조금 더 저렴하게 원료를 구할 수 있었으며 전반적으로 생산량을 올릴 수 있었다.
[그림 2] 공동 작업장 앞 TOUSHII 조합원 단체 (필자 제공)
[그림 3] TOUSHII 조합의 공동작업장(필자 제공)
# 성 차별의 근본 대안, 와유족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
사업의 직접목적은 와유족 원주민 여성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가계 소득 증대를 넘어 와유족 여성의 인식 개선 및 역량 강화가 중요하게 고려되었고 사업의 방향도 전환되었다. 즉 경제활동을 중심으로 열심히 살아왔음에도 권리는 누릴 수 없었던 여성들이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근본적인 인식개선의 기회를 열어줄 필요가 있었다.
참고로 라과히라 지역 와우족 여성의 사회적 활동 수준을 살펴본 결과, 초중급 평가에서 해당 지역의 15세 이상 문맹률은 28.6%로 콜롬비아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2018년 기준).4) 이러한 낮은 교육 수준으로 인해 자립 의식 부족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이것은 다시 가계 경제 불안정과 빈곤의 원인이 되었다. 또한 전통 문화의 특성으로, 여성들은 학업을 중단한 채 가정에서 아이를 양육하면서 빈곤을 받아들이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이에 생산성 및 유통구조 개선을 넘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수반되었다. 먼저 사회경제적 인식 개선을 위해 부족어만 쓰던 과거에서 벗어나 콜롬비아 공용어인 스페인어를 배우는 기회를 마련했다. 아울러 경제교육이나 위생교육을 통해 삶 속에서 작은 혁신을 일구어나갈 수 있게 했다.
구체적으로 교육을 통해 화폐 가치나 저축의 중요성을 가르쳐줌으로써, 수익으로 들어오는 돈이 일회성으로 사용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위한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게 했다. 또한 성인지, 성평등, 여성 위생인식 개선 등을 비롯한 젠더 교육과 함께 인권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인식을 증진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림 4] 젠더 인식 교육을 받고 있는 와유족 여성들(필자 제공)
하나의 공동체가 자립된 마을로 성장해 나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목표 아래서 진행되는 그 모든 과정은 그들을 조금씩 변화시켜갈 것이다. 그리고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 와유족 여성과 그 가족은 더 나은 행복을 경험해 나가게 될 것이다. 아울러 앞으로도 본 단체는 와유족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을 통해 성차별을 극복할 기회를 더 확대해 나갈 것이다. 와유족 여성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각주]
1) 필자는 2017년부터 3년 간 해외파견 근무를 통해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베트남에서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교육 지원 사업을 수행하며 지역사회의 교육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였습니다. 현재는 콜롬비아에서 통합적 지역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빈곤, 젠더 불평등, 기후 위기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변화를 도모하고, 주민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2) USAID(2022), Situacion de Violencias Basadas en Genero de poblacion en colombia y venezolana en el municipio de Maicao-La Guajira, GIFMM Colombia, Reporte Situacional de La Guajira – Abril
3) DANE(2020), “Mujeres y Hombres: Brechas de Genero en Colombia”
4) DANE(2018), Ecuesta Nacional de Calidad de Vida(ECV)
콜롬비아 와유족 여성의 경제적, 사회적 참여를 위한 프로젝트
박상애 (함께하는 사랑밭 국제사업팀 대리)1)
# 의무는 있지만 권리는 없는 와유족 여성의 삶
‘모계사회’ 하면 아마도 여성이 남성에 대해 지배권을 갖는 사회가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여성이 의무와 책임을 갖되, 그만큼 권리도 행사하는 그런 사회 말이다. 하지만 콜롬비아 북부 라 과히라(La Guajira)의 모계사회 모습은 조금 당혹스러울 만큼 독특하다. 이곳에 사는 와유족 여성에겐 ‘의무’는 있지만 ‘권리’는 없다.
이 사회에서 여성은 경제적 의무를 담당해야 하는 존재로 각인되어 있다. 그런데 경제권을 가지면 당당할 것이라는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와유족 여성은 오히려 억압과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여성의 지위를 가늠케 하거나 폭력에 대해 다루어진 공식적인 보고를 살펴보면 그 심각성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유엔난민기구 산하기관 GIFMM가 해당 지역 여성이 당하는 폭력과 관련하여 2022년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신체적 폭력이 62.8%, 성폭력 25%, 태만이나 방임이 5.9%, 심리적 학대가 5.9%를 차지했다.2) 또한 여성들이 결혼할 때 ‘지참금을 지참’해야 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여성에게 의존하는데 정작 대우와 존중은 받지 못하고 있다.3)
뿐만 아니라, 와유족 여성들에겐 교육의 기회조차 부족하다. 이것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심지어 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아야 할 어린 나이에 그녀들은 학교 대신 시집을 간다. 곧 조혼의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정 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와유족 여성들이 하는 일은 수공예품 가방을 만드는 일이다. 초경이 시작될 때 즈음, 원주민 여아들은 가정에서 할머니나 고모, 어머니로부터 가방을 만드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손수 만들어낸 이 가방을 우리는 ‘모칠라’(스페인어로 가방을 의미)라고 부른다.
[그림 1] 사업 대상 지역 원주민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 모칠라(필자 제공)
이 지역의 경우 과거에는 농업과 목축업이 이 지역의 주요 경제 활동이었으나 광산 산업의 무분별한 용수사용, 산림 벌목, 이상기후에 의한 가뭄 등이 더해져 안정적 소득 창출이 어려워지게 되었다. 선택지가 줄어든 상황에서, 와유족 여성은 수공예품 모칠라를 만들어 판매하는 일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본 단체에서 주수입원과 관련하여 현지 지역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가계 소득 수입원 중 수공예품이 55%의 높은 수치를 보였고 응답자 중 85%가 가계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했다.
문제는 노동에 비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지 지역 조사 결과, 실 구매 비용(23%), 유통에 대한 마진 및 교통비(45%)를 빼고 나면 그들의 수중에 들어오는 수입은 얼마 되지 않았다. 중간업체를 거쳐 판매할 경우, 일반적으로 월 소득은 약 120,000페소(약 40,000원)에 그쳤으며 이는 세계은행 빈곤선 기준 일일 2.15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 일차적 접근, 소득 증대를 위한 해결책 마련
함께하는 사랑밭은 그들의 지속되는 빈곤 상황을 개선하고자 근본적인 문제들을 파악했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바로 ‘품질’에 대한 문제였다. 그들은 전문적인 기술을 배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할머니, 엄마에게 배운 기술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니, 디자인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 생계가 급할 땐, 급하게 만들다 보니 그만큼 품질이 더 떨어지게 되고 받을 수 있는 수입도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작업공간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들은 별도의 공간이 없고 전기 사용도 어려워 일몰이 되면 일을 더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거기에 육아의무까지 여성에게 지워졌던 만큼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유통 과정에서의 문제도 중요하게 고려되었다. 완제품 판매하려면 오토바이로 한두 시간 이상을 가야 상권에 접근 가능하기에, 교통비로 이미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여기에 실(원자재) 비용까지 빼면, 순이익은 더 줄어든다.
더 큰 문제는, 수공예품 대부분은 중간업체와 거래되는데 개별적으로 판매하다 보면 제 값을 받기가 어렵다는 사실이었다. 와유족 여성의 경우, 경제 교육의 기회가 없었고 권리 의식도 낮아 가격을 협상하기가 어려웠다. 이처럼 여성들의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는 다양한 문제로 파생되고 있었다.
이에 본 단체는 우선적으로 고려된 기술적인 문제를 교육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다. 콜롬비아에는 SENA라고 불리는 무료 국가교육기관이 있다. 와유족 여성은 정보가 없었던 데다가, 해당 기관까지의 이동도 쉽지 않아 무료 교육조차 받기 어려웠다. 본 단체는 강사 교통비를 지급하는 방법을 통해 SENA 강사를 마을로 섭외했고 여성들은 수공예품 제작에 있어 역량을 강화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아울러 가방의 상품성 강화를 위한 핵심요인은 결국 ‘디자인’인 만큼 트렌드에 맞는 작품 제작을 위한 교육을 함께 실시했다. 여기에 모칠라 실로 클러치, 파우치, 부채, 키링 등을 제작함으로써 소비층을 확대해 나가는 등 품목의 다양화를 실현해 나갔다.
또한 공동작업장을 세웠고 태양광을 설치하여 어두워져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으며 공동보육을 가능케 할 보육공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 모든 지원에 대한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조합이름 : TOUSHII)을 세우기 위해 조합원을 모집하였고 원료 공동구매 및 공동작업실 내에서의 협업과 분업을 이끌어나갔다. 자연히 운송비도 아낄 수 있고 조금 더 저렴하게 원료를 구할 수 있었으며 전반적으로 생산량을 올릴 수 있었다.
[그림 2] 공동 작업장 앞 TOUSHII 조합원 단체 (필자 제공)
# 성 차별의 근본 대안, 와유족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
사업의 직접목적은 와유족 원주민 여성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가계 소득 증대를 넘어 와유족 여성의 인식 개선 및 역량 강화가 중요하게 고려되었고 사업의 방향도 전환되었다. 즉 경제활동을 중심으로 열심히 살아왔음에도 권리는 누릴 수 없었던 여성들이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근본적인 인식개선의 기회를 열어줄 필요가 있었다.
참고로 라과히라 지역 와우족 여성의 사회적 활동 수준을 살펴본 결과, 초중급 평가에서 해당 지역의 15세 이상 문맹률은 28.6%로 콜롬비아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2018년 기준).4) 이러한 낮은 교육 수준으로 인해 자립 의식 부족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이것은 다시 가계 경제 불안정과 빈곤의 원인이 되었다. 또한 전통 문화의 특성으로, 여성들은 학업을 중단한 채 가정에서 아이를 양육하면서 빈곤을 받아들이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이에 생산성 및 유통구조 개선을 넘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수반되었다. 먼저 사회경제적 인식 개선을 위해 부족어만 쓰던 과거에서 벗어나 콜롬비아 공용어인 스페인어를 배우는 기회를 마련했다. 아울러 경제교육이나 위생교육을 통해 삶 속에서 작은 혁신을 일구어나갈 수 있게 했다.
구체적으로 교육을 통해 화폐 가치나 저축의 중요성을 가르쳐줌으로써, 수익으로 들어오는 돈이 일회성으로 사용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위한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게 했다. 또한 성인지, 성평등, 여성 위생인식 개선 등을 비롯한 젠더 교육과 함께 인권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인식을 증진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림 4] 젠더 인식 교육을 받고 있는 와유족 여성들(필자 제공)
하나의 공동체가 자립된 마을로 성장해 나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목표 아래서 진행되는 그 모든 과정은 그들을 조금씩 변화시켜갈 것이다. 그리고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 와유족 여성과 그 가족은 더 나은 행복을 경험해 나가게 될 것이다. 아울러 앞으로도 본 단체는 와유족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을 통해 성차별을 극복할 기회를 더 확대해 나갈 것이다. 와유족 여성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각주]
1) 필자는 2017년부터 3년 간 해외파견 근무를 통해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베트남에서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교육 지원 사업을 수행하며 지역사회의 교육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였습니다. 현재는 콜롬비아에서 통합적 지역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빈곤, 젠더 불평등, 기후 위기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변화를 도모하고, 주민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2) USAID(2022), Situacion de Violencias Basadas en Genero de poblacion en colombia y venezolana en el municipio de Maicao-La Guajira, GIFMM Colombia, Reporte Situacional de La Guajira – Abril
3) DANE(2020), “Mujeres y Hombres: Brechas de Genero en Colombia”
4) DANE(2018), Ecuesta Nacional de Calidad de Vida(EC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