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문을 두드리다 - 지역사회 성평등 교육


정리 : 묘랑


지난 20일, 캄보디아 마을카페 프로젝트는 Phnom Sampov 고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젠더교육을 진행했습니다.

[ Phnom Sampov 고등학교의 한 교실에서 젠더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마을의 문을 두드리다.

이 프로젝트가 마을’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인식개선을 바탕으로 하는 여성의 역량강화라는 것이 비단 당사자 여성 혹은 몇몇 개인들의 변화만으로는 충분치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의 문화가 함께 바뀌어야 변화에 시너지도 생기고 실제 인식이라는 것도 함께 달라집니다.

'마을' 속에서도 학교를 선택하여 젠더 교육을 진행한 이유는, 학교와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지역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중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난 8Serey Cafe 인근의 Phnom Sampov 고등학교를 찾아가 교사 대상 성평등 교육의 취지를 설명하였습니다. 당시 새학기가 시작하는 11월에 진행하기로 했었고, 바로 오늘(20) 45명 남짓의 교사들이 자리하였습니다. 

 

성은 사회문화적 구성물이다

교육은 현재 Dewey 국제 대학교에서 젠더 교육을 강의하고 있는 Vong Sokhavy님이 맡아주셨습니다. 

참여자들 대부분이 성평등 교육은 처음 받는 것이었기 때문에 전체 교육 흐름은 섹스와 젠더, 성역할과 성별고정관념 등 기본적인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전반적으로 캄보디아의 성역할은 한국과 별로 다르지 않았습니다. 여성에게 적합하다고 인식되는 직업으로는 교사, 간호사, 베이비시터, 행정(accountant), 웨이트리스, 유치원교사 등이 있었습니다. 여성 교사가 많아진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는데 여성에게 적합한 일로 교사가 꼽히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한국과 조금 다르다 싶었던 것은 여성의 일로 쉐프가 꼽히는 점 정도였을까요?

그리고 여성에게 적합한 일로부터 도출되는 여성의 특성으로 창의적이라는 것이 꼽힌다는 점은 한국과는 다소 다른 점이었습니다. '창의적'이라는 특성은 한국사회에서는 남성의 영역에 좀 더 가깝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부분은 다른 발표에서도 나왔는데요, 공동작업에서 팀에 여성이 있을 때 훨씬 생산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온다고도 했습니다.

남성적인 일로 주로 꼽힌 것은 역시나 군인, 경찰, 파일럿 처럼 힘과 (?)을 필요로 하는 일들이었는데... 나중에 남성적인 일로 소 풀먹이기가 나와 급 정겨워졌다고나 할까요? 소에게 풀을 먹이는 일이 남성적인 일로 여겨지는 이유는 아마도 바탐방이 캄보디아의 주요 쌀 생산지이고 이곳의 거주민 대다수가 농업이나 목축에 종사하다보니 소는 매우 중요한 자산이기에 소를 돌보는 일은 남성적인 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 Phnom Sampov 고등학교의 교사가 오늘의 교육일정을 설명하고 있다. ] 


Se Rey Cafe의 교육훈련생 중 한 분의 부모님도 소를 키우기 위해서 들판에 집을 짓고 지내신다고 말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소를 대량으로 키우는 농장인가싶어 여쭈었는데 소는 네마리 뿐이라는 답변과, 밤에 소를 도둑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소와 같이 지내야 한다고 말했던걸 떠올려 보면, 그만큼 소는 이들에게 중요한 자산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 이는 성역할이라는 것이 어떻게 사회문화적 영향으로 인하여 구성되는지 보여지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오후 시간에는 캄보디아에 만연해 있는 성별고정관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그룹토론과 상황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시골로 갈수록 젠더교육은 물론 교육의 기회 자체가 적다보니 인신매매, 남녀차별의 경향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고, 소녀들은 이런 상황에서 더욱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특히 시골의 부모들은 공교육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 보다 집안일을 돕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있고, 그 중에서도 여자 아이에 대해서는 집안일을 돕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성들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모들의 인식에서부터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접근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참여자들이 ‘우리의 성역할이나 고정관념을 넘어서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에 대한 팀별 논의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서로의 의견을 모으고 듣고, 댓글을 다는 과정이 하루 8시간의 긴 교육을 보다 활기차게 만들었습니다. 참여자들 모두 지친 기색없이 즐겁게 교육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사족으로 한국에서 인권교육을 할라치면 참여자들이 인권교육은 전지(A0 사이즈)라고 할만큼 자주 사용했는데, 여기서 전지를 만나다니 꽤 정겨웠습니다.

 

* 이묘랑님은 2018년 2월부터 1년간 월드프렌즈 NGO 봉사단원으로 캄보디아에 파견되었습니다. 이묘랑님은 두런두런과 캄보디아 NGO인 TRK가 함께 2016년부터 캄보디아에서 시작한 '마을카페 프로젝트' 사업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 두런두런과 캄보디아 현지단체인 TRK가 함께하는 '캄보디아 마을카페 프로젝트'는 '(재) 바보나눔'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사업입니다.


 

Posted by DoRunDoR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