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 온지 8일 째. 이날은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던 바니수르-산티나가르라는 강변지역의 빈민촌 가정을 방문하여 여성의 직업훈련에 관한 설문조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유난히 밝고 무더웠던 날이라 그런지 빈민촌 집들의 형태가 더욱 뚜렷하게 보이는것 같았습니다.



빈민촌이라고는 하지만 생각보다는 집의 상태들이 양호해 보였습니다. 



나름의 질서가 있어보이는것이 여느 시골 마을들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페트병을 활용하여 식물을 기르는 낭만도 있고요. 



이날 방문한 집은 떠라이 지방 출신의 부인 시타 부젤(Sita Busel25)씨와 남편 바하드 부젤(Bahad Busel, 30)씨가 5살 난 아들이 사는 2-3-평 남짓의 단칸셋방이었습니다. 



부부는 네팔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중 하나인 떠라이 지방 출신으로 부인이 16살 때 연애결혼을 하였고, 연애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네팔의 특성상 부모의 반대를 피해 도망쳐 2005년 이 지역에 정착하였다고 합니다. 부인은 7학년까지, 남편은 대학 3학년까지 공부하였으나 돈을 벌기 위해 학업을 중단하였고, 남편은 한국에 가기 위해 한국어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말로 말을 걸어보니 버벅 버벅 버벅...ㅎㅎ


일을하면서 독학으로 공부하는것이 만만치 않아 보였습니다. 



한국에서 손님들이 찾아왔다는 소문에 옆집 사람들이 하나씩 찾아와 설문에 답하는 사람이 하나 둘 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이렇게 방이 사람들로 꽉 찼네요 ^^



이들 세 식구가 사는 방의 집세는 한 달에 1,500루피(약 15,000원)으로, 이웃들과 수도, 화장실을 나눠 쓰고 있었습니다. 부인 시타씨는 하루에 세 시간씩 가정부로 일하며 우리돈으로 한달에 30,000원 정도의 돈을 벌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중 10,000원 정도는 아들의 유치원비로 지불되고요. 


아침에 아이를 학교에 보낸 뒤 10시부터 1시까지 가정부 일이 끝나면 돌아와 뜨개질로 모자를 만드는데 개당 300원 정도를 받고 타멜거리에 있는 가게들에 납품을 하며 쉬는날 없이 일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학교를 다 못 마치고 일찍 결혼한것을 후회하지는 않는지 조심스레 물어보는 질문에 시타씨는 대답을 못하다가 배우고 싶은게 있다면 알려달라는 질문에는 웃으며 바로 '미용!'이라고 답했습니다. 다행히 남편은 부인이 나가서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서포트를 하고 싶다고 하네요.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집주인 부인은 '우리 남편은 내가 나가서 일하는걸 싫어해서 3년 전에야 겨우 허락을 얻어 가게를 하고 있어요...'라며 부럽다는 반응.


이들의 환한 사진을 찍기 위해 일어섰다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시타씨네 어두운 방 창문 너머로는 깔끔한 아파트들이 눈에 들어오는것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문득 아 가족은 이를 매일 보고 살텐데 어떤 기분이 들까, 잠시 마음이 무거워졌지만



이내 아마도 괜찮을거라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시타씨네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밝았으니까요. 잠깐이지만 서로를 배려하며 밝게 웃는 이들의 모습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 같아, 가족이 함께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어 다행이다 라고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어머낫, 이웃 할머니도 저희를 구경나오셨는데 이제 가야할 시간이네요 아쉬워라...



집 바깥에서는 시타씨의 이웃들이 밝은 바깥으로 나와 타멜거리에 만들어 판매할 모자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시타씨도 곧 함께 앉아 모자를 뜨기 시작하겠지요. 이들 중 누군가는 언젠가 모자 대신 두런두런의 제빵 교육에 참여하러 올지도 모르겠네요. 



이들이 웃음을 잃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두런두런, 열심히 일해 나가겠습니다. 


Posted by DoRunDo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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